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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한복판의 시끌벅적한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한 이 살인사건은 살해동기가 단순히 재미를 위함이었다는 것에서 큰 충격을 줬으며¸ 또한 한국과 미국의 불합리한 협정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못한 것에서도 큰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이 영화로 옮겨졌습니다. 평소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홍기선 감독이 『선택』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으로¸ 실제 사건에 주관적인 시선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3년의 공소시효를 남겨둔 시점에서 나온 영화인 탓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그런 이유로 영화는 적극적으로 범인에 다가서기 보다는 잊혀진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는 쪽에만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이태원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것도 한창 영업 중이었던 밤 10시에.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10대 한국계 미국인 피어슨『장근석』과 알렉스『신승환』를 잡아들이지만¸ 두 사람은 혐의를 부인합니다. 서로 자신이 목격자이고 상대방이 살인자라고 주장하는 이들. 사건을 맡아 수사하던 박검사『정진영』는 미국에서 수사한 결과를 뒤집으며 알렉스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박검사. 하지만 상고심에서 알렉스의 증거 불충분이 인정되어 무죄 판결이 나고¸ 피어슨과 알렉스는 모두 미국으로 떠나고 만다. 같이 살인을 했으나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는 이들의 주장은 법을 교묘히 피해 갔습니다. 과연 그날¸ 누가 진짜 살인을 저지른 걸까요? 하지만 영화는 답을 주지는 못합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2년 전 있었던 실제 살인사건을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의 비형평성의 협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없었고¸ 결국 두 한국계 미국인은 엇갈린 주장과 증거 불충분으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습니다. 끝내 조중필이라는 23세 한국인 청년만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채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습니다. 영화는 이날의 이야기를 재구성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범인을 밝힐 의지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 영화는 범인을 가려보자는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공소시효가 남은 상황에서 감독의 주관적인 견해로 누군가를 범인으로 몰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전히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진실에 다가서기는 그만큼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전제조건 탓에 『이태원 살인사건』은 우유부단한 영화가 됐습니다. 단지 과거의 미스터리한 미제 사건을 소재로 삼아 옛날의 기억을 끄집어냈을 뿐¸ 그 이상의 어떤 의지도 담고 있지 읺습니다. 아니 담을 수가 없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풀고 있으며¸ 법정 공방 역시 사실주의에 입각해 당시의 정황들을 나열하고 있을 뿐입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오로지 관객의 판단에 의존할 뿐이고¸ 범인을 지목하는 그 어떤 뉘앙스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관객에게 어떠한 판단을 유도할 특별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영화 전체의 톤이 결정됐습니다. 이 영화는 치열하게 사건을 파헤치며¸ 법정에서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심리 수사물이 아닙니다. 미제 사건이기에 결론을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할 수 없기에 엣지있는 증거를 제시하기도 힘들다. 그런 탓에 둘 중에 누가 범인인지에 관한 흥미는 뚝 떨어집니다. 보통은 양쪽 모두에게 범인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와 범인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와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태원 살인사건』은 그렇게 결정적으로 내놓을 단서가 없어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합니다. 법정 드라마에 치중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최소한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어떤 계기를 통해 퍼이슨이다¸ 혹은 알렉스다라며 의견이 분분할 정도는 돼야 했다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재현하는 것도 이유겠지만¸ 영화가 전반적으로 복고적입니다. 화면에 드러나는 영상도¸ 페이드아웃이나 포커스아웃으로 넘어가는 편집 효과도 올드한 느낌입니다. 의도적으로 구식 스타일의 기술적인 효과를 넣은 것인지¸ 아니면 홍기선 감독의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영화라고 보기에는 너무 90년대스럽습니다. 물론 촌스럽고 올드한 느낌이 무조건 영화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영상을 바탕으로 이야기까지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니 이야기에 다가서는 긴장이나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 영화가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을 포기하고 얻게 되는 것들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건드려 잊고 지냈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낸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것이 단순히 호기심에 그치는 것은 지양해야할 일입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단지 과거를 들추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한국과 미국의 불평등관계¸ 대한민국 공권력의 무능함¸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복잡함과 미묘함¸ 재미로 살인을 저지르는 인명 경시에 대한 경고¸ 이 사회의 불안과 분노 등이 적극적으로 담겨야 합니다. 하지만 『이태원 살인사건』이 그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특별한 사건 정황 없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법정공방이 이 사건에 어떤 의지를 담고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2016/04/13 11:51 2016/04/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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